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눈부신 햇살이 방 안 가득 쏟아져 들어왔다. 기분 좋은 설렘을 안고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그런데 웬걸, 투명한 유리창 안쪽에 나비 한 마리가 갇혀 있었다.얇은 날개를 파닥이며 안간힘을 쓰는 나비의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서둘러 창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잠시 망설이던 나비는 이내 용기를 내어 푸른 하늘로 날아올랐다. 작은 생명이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내려 마루에 앉았다. 낡은 나무 마루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지만, 그래서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손때 묻은 책 한 권을 펼쳐 들고 책장을 넘기는 동안, 창밖에서는 새들의 지저귐이 끊이지 않았다."짹짹짹, 짹짹짹!"도시에서는 듣기 힘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책에 집중하는 시간은 꽤나 평화로웠다. 책 속의 이야기는 때로는 나를 웃게 만들고, 때로는 눈물짓게 만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는 듯했다.점심 식사 후에는 정원을 둘러보았다. 5월의 따스한 햇살 아래 보랏빛 라벤더가 만개해 있었다. 은은한 라벤더 향기에 취해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음, 향기롭다!"붉은 장미는 탐스러운 꽃잎을 활짝 펼치고 있었다. 가시에 찔릴세라 조심스럽게 장미꽃 한 송이를 꺾어 코끝에 가져다 대었다. 진한 장미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정원 한쪽에는 이름 모를 들꽃들이 수줍게 피어 있었다. 작고 여린 꽃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춤을 추는 듯했다.정원을 가득 채운 꽃과 나무들은 저마다의 색깔과 향기로 나를 반겨주었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푸른 잎사귀들은 생명력이 넘쳐 보였다. 5월의 정원은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고 아름다웠다.오후에는 텃밭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았다. 농사일은 익숙하지 않아 서툴렀지만, 땀 흘려 일하는 동안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뜨거운 햇볕 아래 땀을 흘리며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이제 점점 여름이 다가오는구나."농사일은 힘들지만, 땀 흘려 일한 뒤 느끼는 뿌듯함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들로 저녁 식사를 준비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군침이 돌았다.해가 질 무렵, 집 앞 논을 바라보았다. 모내기를 마친 논에는 푸른 벼들이 가지런히 심어져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벼들의 모습은 마치 춤을 추는 듯했다. 농부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풍경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었다."곧 황금빛으로 물들겠지?"저녁 식사는 텃밭에서 갓 따온 채소들로 만든 샐러드와 된장찌개였다. 신선한 채소의 아삭한 식감과 구수한 된장찌개의 맛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보다도 훌륭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오늘 하루는 특별한 일 없이 평범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작은 나비의 날갯짓, 새들의 노랫소리, 정원의 꽃과 나무들, 땀 흘려 일한 텃밭, 그리고 푸른 논의 풍경까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과 아름다움은 나에게 큰 행복을 선물했다.소박하지만 행복한 시골 생활, 오늘도 감사한 하루였다. 내일은 또 어떤 소소한 행복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